문재인대통령

문재인대통령현충원참배

오작교농장 2012. 9. 17. 22:09

이어서 일자리 간담회…정책 행보 바로 돌입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첫날 행보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첫날과 비교되면서 잔잔한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문재인 후보는 17일 후보 선출 뒤 첫날 첫번째 일정으로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다.

여느 정치인들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형식이 확연히 달랐다.

문 후보는 오전 8시30분께 경선 선대위 비서실장 윤후덕 의원, 대변인 진선미 의원과 함께 현충원에 도착했다.

민주당 지도부나 다른 의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문재인 후보가 단독 참배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세 사람은 우산을 쓰지 않고 현충탑을 참배했다.

문 후보는 방명록에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썼다.

이어 문 후보는 혼자 사병 묘역으로 가서 월남에서 전사한 김광민 하사의 묘소에 참배했다.

그리고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진 대변인은 단독 참배에 대해 "정권교체, 정치교체, 시대교체의 소명을 이루어가는 길에 자신을 던지겠다는 각오를 다지겠다는 문 후보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후보는 참배를 마치고 취재기자들에게 "아침 일찍부터 고생 많았다"고 인사한 뒤, 차를 타고 현충원을 떠났다.

앞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지난 8월21일 황우여 대표, 이한구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전·현직 의원 60여명을 거느리고 현충원을 방문해 단체형 참배를 했다.

박 후보는 방명록에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국민대통합의 새로운 시대를 열겠습니다"라고 썼다.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잇따라 참배한 뒤, 오후에는 봉하마을로 내려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씨와 만나 대화를 나눴다.

후보 선출 뒤 박근혜 후보 지지율이 상승한 것에 대해, 단순히 '꽃가루 효과'라는 설명도 있었지만, "폭넓은 행보로 지지계층이 확산되고 있다"는 해석도 있었다.

현충원 참배에서 드러난 두 사람의 이런 차이는 정치적 스타일의 차이일 수 있다.

박 후보는 청와대 '퍼스트 레이디', 당 대표를 지낸 정치적 거물이다.

문재인 후보는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지만 의전에 '물들지' 않은 정치 초년생이다.

이와 함께 두 사람이 처해 있는 정치적 상황의 차이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문재인 후보는 이날 현충원 참배 뒤 구로디지털 단지에서 경제 주체 및 전문가 80여명과 함께 '일자리 간담회'를 했다.

첫날부터 정책 행보를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다.

윤관석 대변인은 "후보수락 연설에서 다섯개의 문을 넘겠다고 했는데 첫번째가 일자리 혁명"이라며 "당분간 다섯 개의 문과 관련된 민생정치 행보를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후보가 높은 지지율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지지층 확산'을 노린 정치적 행보를 시도했다면, 문재인 후보는 진정성에 바탕을 둔 정책 행보가 더 절실하다.

국민들에게 아직도 왜 자신이 대통령을 해야 하는지 분명히 각인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확산'이 아니라 '다지기'가 필요한 것이다.

성한용 선임기자, 송채경화 기자shy9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