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보행로가 서울역 주변 명소로 이어진다.
공원이 완공되기 전 미리 서울역 주변을 자동차가 아닌 두 발로 거닐며 숨겨진 이야기들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혼자 코스를 짜기 어렵다면 '산책버스 드라이버'의 도움을 받아도 좋다. 위즈돔(www.wisdo.me)에
신청하면 전문가와 함께 서울역 주변을 알차게 돌아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서울역 서부코스는 난도가 그렇게 높지 않아 2시간이면 정복할 수 있다.
서울역에서 국립극단, 개미슈퍼, 만리재로, 손기정체육공원, 약현성당, 염천교 수제화 상가,
문화역284를 둘러보는 코스로 서계동의 저렴한 백반집 '전주식당'과 중림동 숨은 맛집 '서부족발',
염천교 위 커피집 '카페문'도 들를 수 있다.
현재 국립극단이 있는 곳은 1981년부터 약 30년간 기무사 수송대로 사용된 곳이다.
이 때문에 수송대 주변지역에는 그 담의 높이를 넘는 집은 지을 수 없었다.
최근까지도 개발이 제한돼 동네 곳곳에 오래된 건물이 남은 게 특징이다.
개미슈퍼는 100년 넘게 자리를 지킨 동네 슈퍼다.
작은 마당이 있는 도시형한옥을 개조해 담배나 딱지를 팔던 구멍가게로 시작해 방을 확장하고
유리문을 달아 1층은 슈퍼로, 2층은 주인아저씨가 한때 댄스교실로 사용했다.
내부에는 아궁이가 있던 부엌에 연탄보일러를 놓고 사용하다 이후 싱크대가 있는 현대식
부엌으로 개조한 흔적이 남았다.
현재는 슈퍼 앞집에서 나고 자란 아주머니가 가게를 이어받아 운영 중인데, 마을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살며시 여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