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전교조와 공무원노조의 시국선언 전문이다.
국민을 배신하고 국정을 파탄 낸 박근혜 정권 퇴진하라!
우리 공무원‧교사들은 국가권력의 폭력과 횡포, 헌정을 유린한 전대미문의 국정농단 사태를 목도하며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어 시대의 한 복판에 나선다. 정권은 부패한 권력을 유지하고 자본의 끝 모를 탐욕을 채워주기 위해 공무원과 교사를 마름으로 부리며 충성만을 강요해왔지만, 우리는 불의한 정권의 편에 서기를 단호히 거부한다.
정권의 배후에 비선 실세가 있고 이들에 의해 국가 중요 정보가 독점 유통되고 국정이 좌지우지되었다는 놀라운 ‘비정상’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국민들에게 고통을 불러온 반민생•반민주•반노동•반평화 정책들의 배후에 나라를 사유화한 세력이 은밀하게 도사리고 있었던 것이다. 왕정국가나 신정국가라면 모를까, 민주공화국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국정농단이자 국기문란이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녹화방송을 통한 거짓과 기만의 엉터리 사과로 국민을 끝까지 우롱하며 스스로 몰락의 길을 선택하였다.
현 정권이 그동안 벌인 패악만으로도 대통령이 퇴진해야 할 사유는 충분하다. 세월호와 함께 304명이 수장될 때 그 어디에도 국가는 없었다. 부당해고에 노동자가 죽음으로 항의해도, 공공부문 외주화로 밥 먹을 틈도 없이 노동해야 했던 비정규직 청년이 홀로 죽음의 일터에서 숨져도 노동자에 대한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집요하게 방해하다 강제 종료시키고, 노동개악 추진으로 비정규직 확대에 골몰하는 정부에게 죽음들이 남긴 피맺힌 교훈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쌀값 보장 약속을 지켜달라는 백남기 농민에게 물대포로 사격하여 죽음으로 몰더니, 사과는커녕 사인을 조작하고 부검으로 두 번 죽이려 했다.
그야말로 나라꼴이 엉망이요, 총체적인 파국이다. 기업의 부당 축적 자금과 가계 부채가 늘어만 가고 극한 빈부격차로 민중의 삶이 한계에 달해도 해법 하나 내놓지 않는 정부는, 경제 파탄의 책임을 엉뚱하게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성과연봉제•퇴출제를 공공부문부터 도입하여 모든 노동을 성과와 경쟁으로 통제하고, 자본과 한 통속이 되어 노동조합 탄압과 파괴에 나서는 게 이 나라 정부다. 국민 삶의 질과 안전에 직결된 교육‧의료‧전기‧가스‧물‧철도 등 공공부문마저 민영화해 자본의 먹잇감으로 넘기고 정부는 뒷짐만 지겠다고 한다.
아이들을 학대하는 경쟁교육을 외려 강화하고, 교육예산을 확충하기는커녕 돈장난질로 지방교육자치 길들이기에 혈안이 된 정부는, 급기야 왜곡된 역사를 미래세대에 주입하는 국정교과서를 만듦으로써 교육을 아예 정치권력의 시종으로 전락시켰다. 이 모든 국정 파탄에 항의하는 민중총궐기에 대해서는 노동자를 대표하는 한상균 위원장을 옥에 가두는 등 가혹한 복수극을 벌였고, 사회공공성 수호를 위해 떨쳐 일어난 공공부문 총파업에 묵묵부답인 채 최장기 파업 중인 철도노조를 불법으로 탄압하니, 이 정권이 사회에 끼치는 해악은 끝을 모른다. 어디 그뿐인가? 외교 실패로 한반도 평화의 기운을 소진시키고 사드(THAAD)를 들임으로써 전쟁위기를 고조시켜 국민 전체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정당성을 결여한 정권은 공무원‧교사에게 정권의 충복이 되라고 노골적으로 강요하고 있다. 공무원노조와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옭아매고 노동자의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징계로 위협하면서 성과급-교원평가 강화와 성과•퇴출제 도입을 강행하는 이유는 그저 말 잘 듣고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공직사회가 부패정권에게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시민의식이 살아있는 한 정권의 음험한 의도는 결코 관철될 수 없다.
헌법이 유린되고 나라가 총체적 위기에 빠진 현실에서 교사•공무원이 걸어갈 길은 자명하다. 국가권력의 횡포를 멈추게 하고 교육과 행정의 공공성을 지켜내는 것, 이것이 시대로부터 수임한 우리의 사명이다. 이에 입각하여 우리는 작금의 혼란한 시국을 수습하는 유일한 방안으로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현 정권의 해체를 강력히 요구한다.
우리는 작년 민중총궐기의 정신과 올해 노동자 총파업의 기세로 연대의 깃발을 높이 들고 11월 12일 민중총궐기에 참여할 것이며, 국민을 배신하고 능멸하는 불의한 정권에 맞서 국민과 함께 싸울 것이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살리고 국민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드는 길에 결연히 나설 것을 역사 앞에 약속한다. 우리는 민주공화국의 공무원‧교사들이기 때문이다.
'문재인대통령' 카테고리의 다른 글
MBC 김주만 기자가 올린 글 전문 (0) | 2016.11.08 |
---|---|
오작교 농장 어느 대구 여고생의 대통령 하야 (0) | 2016.11.08 |
박근혜 하야? "오늘로 대통령직을 사퇴합니다" (0) | 2016.10.28 |
박근혜는 이미 대통령이 아니다-성남시장 이재명 (0) | 2016.10.28 |
선배님, 서강의 표어를 더 이상 더럽히지 마십시오! (0) | 2016.10.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