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배고픈 날 가만히 따 먹었다오 엄마 엄마 부르며 따 먹었다오”
이연실의 ‘찔레꽃’ 노래는 언제나 들어도 슬프고 애잔하다. 민들레와 더불어 민초들에게 가장 회자되던 야생화가 찔레꽃이 아니었나싶다. 주변에 가장 흔해서이기도 하겠지만, 보릿고개가 절정인 모내기철에 피는 하얀 꽃무리와 찔레꽃 향이 배고픈 사람들의 정서를 더 자극하였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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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어느 곳이든 시골에서 나고 자란 사람치고 찔레꽃 어린순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깨물면 약간 텁텁하면서도 달짝지근한 맛이 난다. 지금의 아이들에겐 특별할 것이 없겠지만, 늘 배고픔을 달고 살던 옛날 아이들에겐 그 배고픔을 잠시 잊게 해주던 친근한 주전부리였다. 그런 찔레꽃이 이즈음 물기를 머금은 파릇한 새순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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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Rosa multiflora Thunb. var. multiflora )은 산기슭이나 볕이 잘 드는 냇가와 골짜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미과의 떨기나무이다. 가지가 사방으로 뻗는다. 날카로운 가시가 있어 밭둑이나 길가에 터를 잡고 자라면 성가시다. 잎은 깃꼴겹잎으로 5∼9개의 쪽잎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을에 붉은 열매가 달린다. 잎과 꽃차례에 선모가 많은 것을 털찔레(var. adenochaeta), 잎과 꽃이 작은 것을 좀찔레(var. quelpaertensis)라고 한다.
어린 순은 날것으로 먹어도 되지만, 무쳐 먹거나 덖어 차로 먹을 수 있고 효소를 담가도 된다. 꽃으로는 꽃차를 만든다. 찔레꽃 향은 향수 원료로도 이용된다. 단단한 뿌리는 불에 잘 타지 않아서 담배 파이프나 고급가구의 재료로 쓴다. 찔레꽃은 민간에서 뿌리, 열매, 꽃 등을 약으로도 이용한다. 찔레꽃 뿌리에 기생하는 찔레버섯은 어린이 기침, 경기, 간질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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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차를 만들기도 하고 향은 향수 원료로 이용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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