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부터 이른 봄까지 어린순을 나물로 먹는다. 쓴맛이 강하기 때문에 데쳐 우려내고 무친다. 씹히는 질감이 좋아 나물로 손색이 없다. 지칭개란 이름은 예전에 상처 난 곳에 잎과 뿌리를 짓찧어 바르던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 ||||||||||||||||||
봄을 재촉하는 비가 촉촉하게 내리고 나니 대지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완연히 다르다. 코끝에 봄내음이 느껴진다. 얼었던 대지도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부풀어 올랐다. 추위에 불그죽죽하게 오그라들었던 풀들도 봄물이 올라 제법 생기발랄하다. 지칭개는 가을에 일찍 싹을 틔우고 뿌리잎으로 겨울을 나는 두해살이풀이다. 두해살이풀들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방석모양의 잎으로 땅바닥에 바짝 기대어 추운 겨울을 이겨낸다.
줄기 중간에 달린 잎은 긴 타원 모양이고 잎자루가 없으며 깃꼴로 깊게 갈라지고 위로 올라갈수록 크기가 작아져서 줄 모양이 된다. 가지 갈래도 많이 낸다. 그리고 5∼7월에 줄기와 가지 끝에 다닥다닥 꽃을 매단다. 꽃은 옅은 분홍색으로 어른 새끼손가락 끝마디만하다. 엉겅퀴처럼 꽃잎 없이 암수술로만으로 이루어진 작은 꽃들이 뭉쳐 있다. 흑갈색이며 15개의 모가 난 줄이 있다. 열매가 익어 벌어지면 각각의 씨앗은 갓털에 의지해 바람을 타고 날아간다.
그래서 도시에서 내려온 서툰 농부가 게으름을 피워 한 두 해 밭을 방치하면 다음 2~3년은 농사가 더욱 힘들다. 지칭개와 같은 잡초들이 쏟아낸 씨앗들로 밭이 종자은행(시드뱅크)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그것을 바라보는 마음은 참으로 심란하다. 인간세계에 빗대면 지칭개는 욕심이 많은 풀이다. 그렇기에 지칭개로서는 성공적으로 영역을 넓혀갈 수 있었겠지만 말이다. 씹히는 질감이 좋아 나물로 손색이 없다. 주변에 지천으로 있어 구하기도 쉽다. 지칭개란 이름은 예전에 상처 난 곳에 잎과 뿌리를 짓찧어 바르던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맛은 쓰고 매우며 약성은 차다. 열을 내리고 해독하며 부기를 가라앉히고 어혈을 없애는 효능이 있다. 민들레와 같이 달여서 복용하거나 짓찧어 붙인다. 최근에는 항암식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늘고 있다. 사람들은 으레 높은 산 깊은 계곡에 들어가야만 귀한 약초를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름의 효능이 있고 무엇보다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흔한 것일수록 번식력과 생명력이 왕성하고 병해충에 대한 저항력이 강한 것이므로 약효로서의 효능도 높다고 볼 수밖에 없다. | ||||||||||||||||||
유걸 기자 |